진실의 흑역사

거짓말의 역사

 <진실의 흑역사>는 얼마 전 읽었던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과 동일한 저자인 톰 필립스의 또다른 책이다.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인간의 흑역사>와 마찬가지로 거침없는 어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팩트체킹 기관인 ‘풀팩트’에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이 사실 때문인지,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확 높아지게 되는 것 같다. 진실을 확인하는 직업을 가진 그가 소개하는 진실의 흑역사들은, 인간의 흑역사와 마찬가지로 허무맹랑하면서도 어이없고, 하찮지만서도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인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는 바로 ‘벤자민 프랭클린’이다. 짤막하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이 책에서 꽤나 빈번하게 등장하는 자다. 경쟁자의 부고를 날조한 것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거짓말들을 자연스럽고 또 정교하게 저질렀다는 사실이 내게 상당히 큰 충격을 준다. 또, ‘집단 망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 이야기는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집단 망상’은 존재하지 않는 현상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집단적으로 믿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마녀 사냥’을 들 수 있겠다. 사실 지금까지도 ‘마녀 사냥’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집단 망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를 쉽게 믿고 누군가에 대해 너무 쉽게 판단한 적은 없었는지부터, 한 명의 이야기만 듣고 편협한 사고를 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해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거짓말의 분류이다. 책에 의하면, 하얀 거짓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사회에서 싸우지 않고 서로 잘 지내기 위해 하는 무해한 거짓말이다. 그리고 노란 거짓말은 부끄럽거나 창피하거나 겁이 나서, 자신의 결점을 감추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파란 거짓말은 겸손한 마음에서 잘한 것도 못했다고 하는 거짓말이다. 마지막으로 빨간 거짓말은 기만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거짓말이다. 이는 청자와 화자 모두가 화자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가 아닌, 대놓고 하기 어려운 말을 돌려 말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얀 거짓말 외에는 색으로 표현하는 거짓말들이 있는지도 몰랐다. 거짓말을 색으로 표현한 것이 재밌게 느껴지면서도 우리가 참 다양한 종류의 거짓말을 하며 사는구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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