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

내가 이인국이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렸을 때 뭣도 모르고 그냥 있길래 읽었던 책이다. 당시에는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았었지만 지금 와서 다시 읽어보니 이인국이란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물론 좋은 의미로 대단한 사람이라 칭한 것은 아니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는 말을 의인화하면 이인국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익만을 보고 여기저기 붙는 간신배같은 사람이다. 정말 똑똑한 사람인데도 사람들의 비판을 받아 마땅한 쪽으로 그 좋은 머리를 썼다는 점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친일을 하더니, 해방 후에는 친일파로 몰려 감옥에 갇히고도 그 좋은 머리 덕에 소련 군의관 스뗀꼬프에게 인정받고, 심지어는 그의 아들의 소련 유학까지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일어나 미국이 득세하게 되니, 친미파가 된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간사할 수가 있는지.. 참 여러모로 대단한 인물이다. 그런데 솔직히 저렇게 똑똑한 사람들 중 이인국같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내가 저렇게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면 절대 이인국처럼 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부하지는 못하겠다. 그만큼 저 시대의 똑똑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고생을 해가면서까지 애국자로 살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단지 나라 하나 지키겠다고 자신이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이다. 남의 시선보다 본인의 부를 더 중요시했던 사람들은 이인국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을 것 같다. 그 점이 정말 마음 아프다. 애국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기적이고도 개인주의적인 사람들. 내가 당시에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과연 나는 이인국같은 삶을 살았을까 이회영 형제들같은 삶을 살았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인국처럼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었나 싶기도 하다. 망설임 없이 독립에 힘썼을 것이라고 말하지 못 하는 내가 너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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